뜻밖의 선물.
몇주 전이었다.
집일을 마치고 늦은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디선가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모두들 조용히 해보라고 누군가가 온 것 같다고 하며 조용히 시키자
다시 " 여보세요. " 하는 소리가 들린다.
옆집에 사시는 분들인가 싶어서 "누구세요" 하며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다.
이상하다 여기면서 들어오니 다시 "여보세요."하는 소리가 들린다.
하여 이번에는 남편도 이상타 여기고 밖으로 함께 나갔다.
낯선 아저씨가 어둑어둑한 곳에서 약간 부자연스러운걸음으로나온다.
너무 놀랐지만 우리를 부르려고 부엌창이나 방창이 있는 곳으로 갔던 것 같다.
그래서 " 무슨 일이시죠?" 하고 물으니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소리로 무언가 말을 하신다.
대충 차라는 얘기며, 원주며, 차비며 등등.
도저히 못알아듣겠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핸드폰을 목에 걸고 있으니 차비를 좀 달란 얘기 같지는 않다.
비록 차비의 얘기도 있는 것 같지만.
남편은 나보다 더 못알아 듣는 것 같다.
해서 "좀 천천히 말씀 해주세요. 도저히 무슨 말씀인지 못알아듣겠네요." 하니
얘긴 즉 '원주에 갔다오는 길이다. 버스가 있을 것 같았는데 없다.운학에 있는 교회에서 기거하고 있다고그곳까지 좀 태워달라'는 곳이었다.
낯선 남자의 방문과 너무 어두운 밤,어눌한 말과 행동이 약간 당황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저녁을 먹고 있었던 상태여서 더우기 가는 것은 무리라 생각했다.
해서 그냥 "여기에 지나는 차가 많으니 차를 좀 얻어 타고 가시죠." 했더니 차들을 세우려 하면 서지 않고 그냥 가버린단다.
그래도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더우기 저녁을 먹던 중이라 좀 그렇다고했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아저씨를 돌려 보내고 들어와서는 저녁을 먹는데 잘 넘어가질 않는다.
밥이 어디로 가는지....
부엌창으로 낯선 아저씨의 뒷모습이 보였다.
지나는 차가 있으면 우산으로 차를 세우려 해보지만 오히려 둘러서 지나칠 뿐이었다.
" 차들이 안선다. 날이 환하면 그래도 서겠지만 너무 어두우니. 게다가 남자고 하니 그냥 지나치는 것 같네. 어떻하지? 저 걸음으로 가면 몇시간 걸릴텐데. "하니
남편 기다렸다는 듯이 "데려다 주고 올까? 날도 넘 어둡고 시간도 꽤 지났는데..."한다.
" 그래. 그렇게 하자. 그래도 혹 모르니까 내가 보디가드로 뒷좌석에 탈게." 하며 먹던 밥 숟갈 팽개치고 아이들은 밥 먹고 문 잠그고 있으라하고그 아저씨한테로 달려갔다.
우리가 차를 세우고 타시라하자 연신 "고맙습니다." 를 하신다.
가면서 아저씨 말씀이 중풍이 걸려서 목사님한테서 침을 맞고 있는데 많이 나았다고. 풍이 몸 반쪽으로 와서 말도 약간 어눌하고 걷는 것도 그러하다고.헌데 침을 맞고는 많이 나아진 상태라고. 원주에 나갔다 오는 길인데 늦게까지 버스가 있는 줄알았다고. 지금 걸어서 오는데 너무 다리도 아파서 걱정을 했다고.
그러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신다.
그러곤 다시 전화번호와 이름을 물으시곤 핸드폰에 저장을 하신다.
계시는 곳까지 모셔다 드리고 오면서 남편은 " 연세도 별로 안드신 것 같던데 참 안됐다. 건강하게 살자구.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운동 좀 하시지."
이에 "알았어."하니
남편은 또 "시골에 내려온 것이 베푸는 삶이어야하는데 너무 내것에 얽매여 있는 것 같다. 우리 베풀며 살자." 한다.
" 그래.그러자." 하고 나도 대답은 했지만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하는 삶이다.
집에 오니 잠시 후 남편의 핸드폰이 "띠리링"하고 울린다.
그 아저씨의 전화다.
'잘 들어갔느냐. 정말 고맙다.'하는 그런 내용으로.
그 후에도 몇번의 전화를 받았고 전화상으로 듣는 말은 더욱 못알아 들을 정도여서 괜시리 미안해하곤 했다.
천천히 말씀해보시라고 했지만 음성이 울려서 못알아 듣는 것은 여전했다.
그래선 정말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리면 아저씨께서 알아들으시곤 전활 끊었다.
그럴 땐 어찌나 미안하고 죄송스럽던지.
몇일 전 남편이 아저씨가 또 전화하셨단다.
그래서는 아이들 나이를 묻더라고.
왜그러시지? 이상하네?
어제일로 피곤해서 오미로 아침 늦게 가게 되었다.
헌데 그 아저씨가 황둔 쪽에서 걸어오신다.
그 때의 그모습으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니 아저씨도 인사를 건넨다.
그러면서 검은 봉투를 건네신다.
받으며 놀라는 우리에게 양말을 샀다고 그 때 너무 고마워서 사셨다고 하신다.
너무 뜻밖의 선물을 받고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는 우리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제차 말하신다.
할 수 없이 감사히 받고, 조만간 오미로 이사간다는 말씀도 드렸다.
짧은 시간의 만남!
사람의 연이 이렇게 이루어졌다.
크지도 않은 아주 작은 베품으로 인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