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골에서의 삶

아니, 이런.....

시나브로84 2020. 6. 10. 15:50

하얀민들레를 심겠다고 하니 남편이 나보고 관리한다는 조건으로 하란다

하여 그러마 하고 나만의 밭을 만드려고 밭으로 나왔다

작년에 봄에 풀을 제거하고 나두었는데 올해보니 풀들이 어마무시하게 자라있다

그것도 서로들 엉켜서 걍 뜯어봐야 헛수고이겠고

호미 하나 들고

엉덩이에 받치는 의자들고

밭으로 밭으로

하지만 하나를 더 갖고 나왔어야 했다

그건 바로

힘!

보이나요?

풀들이 서로 엉켜서 땅을 파야지만 풀을 제거 할 수 있는 것을....

저 정도 해야 그나마 풀을 제거 하는데

풀들은 또 흙의 냄새만 맡아도 자라니....

1차는 호미로 땅을 깊게 판다

2차는 풀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3차는 그 풀들을 흙의 냄새도 못맡게 비닐 위에 두고

비닐 위에 두니 땅에 뿌리를 못박아서 풀들이 말라 죽는 것 같았다

이럼 다음에 거름으로 쓰기도하니.....

하지만 이렇게 하려니 일이 많다

두시간을 넘게 해도 저 작은 밭 하나를 다 못맨다

게다가 힘도 부족하고

이렇게 호미지 쥔 손에 물집도 잡히니 ...

일을 하려해도 할 수가 없다

혼자 하겠다고 큰소리 뻥뻥 쳤으니 도와 달랠 수도 없고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작은 밭덩이가 엄청 큰 밭처럼 느껴진다

며칠동안 씨름하는 걸 보다 못한 남편이 드디어 떴다

경운기를 들고서

경운기로 왔다리 갔다리 하니

서로 부둥켜안고 떨어질지 모르던 풀들이 일어나고 서로 흩어졌다

어허~~!

심조심조~~

소나무 다칠라!

아뿔사~~

역쉬~~~

경운기 운전이 아주 능숙하지 않아서

이렇게 #소나무를 아프게 했지만

또 좁은 공간을 운전해야했지만

이리저리 운전한 덕에

나의 일은 한층 줄어들었다

경운기가 오기 전에 큰 돌이 있으면 주워주고

경운기가 지나가면 흩어진 풀들을 주우면 되어

일이 엄청 쉬워졌는데

사람이 참 간사한 것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하는 생각을 갖게 되더란 것이다

직접 호미들고 손으로 풀을 제거 했던 땅도

저리 경운기로 한번 왔다리갔다리 해주니

땅이 부슬부슬 좋아진 듯 했다

무엇을 심어도 잘 될 것 같은 느낌?

역쉬~~

기계의 힘은

시간 단축 하고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는

왓따~~!

하지만 풀을 뽑는 시간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복잡한 실타래가 엉킨 듯한 머리도 단순해지는 여유를 찾을 수 있었고

비록 휴대폰이지만 음악을 크게 틀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며

맘의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은 풀뽑는 것이 최고 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