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보고 놀란 가슴....
장마라고 하더니 비가 지리하게 오지 않는다.
잠시 하루 정도 내리고 나선 소강상태이고 이번 주말에나 비가 내린다고 하니....
그저 지리하게만 오더라도 폭우만 쏟아지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아침저녁으로 15도 이상까지날 정도로기온차가 심하니 감기조심 해야하지만
낮은 그래도 여름인지라 덥다.
이리 더워지니 그 징글징글한 뱀도 나왔다.
이곳에 내려왔을 땐 내 눈에는 띠지도 않더니 이젠 서서히 눈에 띠기 시작한다.
창고에 가다가 나무파렛트 밑에 무언가가 보인다.
뭐지?
기다란 것이 땅색과 비슷한 색을 띠고 있다.
남편을 불렀다.
뱀이란다.
화사 일명 꽃뱀은 아닌 것 같다고한다.
그럼 독사?
머리가 파렛트 밑에 있어서 보이질 않지만.....
하여 잡으려 했건만 놓쳐버렸다.
아이들이 오자마자 일장 훈계를 했다.
뱀이 있으니 밤에는 슬리퍼 신고 나오지 말것,
풀 밑에 함부로 손을 넣지 말 것이며 꼭 넣을 땐 주변을 툭툭치고 넣기,
운동화나 장화 신고 다닐 것 등등
조심 또 조심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 전!
하얀 민들레씨를 받아서 모종을 부으려고 포트를 찾았다.
복숭아 나무 밑에서 본 것 같아서 가지러 갔다.
주변을 어제 풀을 깎은 상태라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여서 아무 생각 없이 들췄다.
헉!!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무언가가 뭉치로 들어있는 것이다.
뱀인가?
뒤로 넘어갈 뻔 했다.
가슴도 콩닥콩닥 맥박도 빨리도 뛴다 뛰어.
휴~~~우!
두꺼비 한 마리가 해를 피해 앉아 있다.
눈만 뻐꿈뻐꿈하며 도망도 가지 않고 너무 느긋하게 있다.
왜그러냐는 듯이.....
나 혼자 “우이우이 가! 가! 저리가!” 해보지만 두꺼빈 움직일 생각도 않는다.
저것이???
날 놀라게 하더니 그건 전혀 아랑곳 않고?
“내가 바쁘니 그냥 간다.“ 하며 두근거리며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갔다.
요즘은 해가 져도 쉬이 날이 어두워지질 않는다.
하여 해가 고개마루를 까딱하고 넘어가면 그 덥던 날이 갑자기 서늘해져 온다.
이때를 틈타서 난 밭에 나가서 저녁거리를 준비한다.
어제 저녁 무렵!
‘나물을 조물조물 무쳐먹어야지.’하고 고춧잎, 쑥갓, 비름나물도 땄다.
조림고추도 먹기에 적당해서 따서 멸치하고 볶아야지 하며 따고
옆집 할머니께서 국 해먹으라고 오전에 준 아욱이 생각나길래 파도 좀 가져가야지 싶어
파를 뽑고 있는데 무언가가 부스럭부스럭 거린다.
뭐지?
보이는 것이 없는데?
뭐가 있는 거야?
헉!
또야?
너....
너....
너......어.....
그 때 그 두...꺼...비?
파를 뽑다 말고 난 또다시 “우이우이 저리가!“ 하지만 두꺼빈 가지도 않고 그저 고개만 휠끗!
순간 무섭다~~~!
두꺼비도 독을 뿜는다는 말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내게 독을 뿜을 것 같다.
그저 무서워서 저리가만 외치는데도 두꺼빈 전혀 반응을 안한다.
해서 뽑은 파로 “야! 야! 가! 가!”하며 가게 하려 했지만 두꺼빈 움직이지도 않는다.
언제 가려고 저러나 싶다.
파는 넘 약한 듯 싶어 이번엔 옆에난 풀을 들어서 톡톡 쳐 보았다.
어여 가라고...
하지만 한발을 드는데도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두꺼비.
이번에도 내맘대로 보내지도 못하고,
이러다간 저녁도 못먹고 날 새겠다 싶어 제풀에 꺾여버린 난 그저 그 자리를 뜰 수밖에.
아무일 없다는 듯한 두꺼비를 두고 오는 난 또 솥뚜껑보고 놀란 가슴만 안고 그저 허탈한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