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골에서의 삶

또 늘어난 일

시나브로84 2008. 8. 23. 16:46

새내기 농사꾼에겐 농사 짓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제초제를 아주 꺼려하는 이 신참내기에겐...

해마다 풀을 뽑는 일을 손으로 해왔다.

남편은 소나무에 난 잡초와 씨름을 하고

난 잔디밭과 쪽에 난 잡초와 씨름을 하고....

헌데 이를 어째!

돌아서면 또 잡초, 잡초, 풀풀풀.....

풀풀 날리는 것이 다 풀이다.

헉! 어째!

그렇다고 우리내 몸과 안어울리는 제초제에게 의존하긴 싫고.

힘이 들고 지쳐가는 것은 신참내기 몸뿐일러니....

하여 올핸 드디어 예초기를 구입했다.

이것으로 요옴의 잡초들!

끝장 내버리것이여....

비켜~~~~!!!

잡초들!!!

하지만 이런 잡초들 속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병치레도 않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바로 .... 고추다.

우리집 먹거리로 특히 여름철 먹거리로 자리를 잡는 고추!

전문 농부님네 비오면 약을 친다 크게 키우려 비료를 준다 하지만

비료도 약도 없는 신참내기 농부네는 키도 작고 잡초와 싸우지만

짱짱하게 잘도 자란다.

먹거리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쏜가!

그 잡초 사이로 나오는 쇠비름과 비름으로 또 나물도 해먹고..

ㅋㅋㅋ

다 나쁜 것은 아니가벼?

휴~~~우!!!!

한숨을 돌리려고 수련이 잘 자라고 있는가 보았다.

고맙게도 잘 자라주고 있었다.

곱디곱던 그 자태는 단 며칠만 보여주고 사라져 버렸지만 잎만이라도 무성하게

잘 자라주고 있었다.

모기유충들 잡아먹으라고 넣어 두었던 미꾸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무언가 먹을 것이 들어 있었나?

남편: 먹이로 낚시에 쓰던 밥을 좀 주지?

마눌: 그럼 그 밥먹는라 모기유충 안잡아 먹으면 어째?

남편: 그러다 죽겄다. 굷어서

마눌: 내가 잡아 주지뭐. 쌔고 쌘 것이 밥인데....

하며 잡기 시작 한 것이 파리다.

요 파리들이 들어갈라치면 미꾸리들 환장을 한다.

새끼고 에미고 할 것 없이 입을 모아서 서로 먹으려 드는 것이 참 이쁘다.

미꾸리들이 이렇게 이뻐보이다니...참! 별일이군.

그리하여 이 신참내기 농부에게 또 하나의 일이 늘었다.

바로 파리잡아 미꾸리 먹이 대어주는 일!

파리 잡아 삼만리!!!


파리를 맛나게도 먹는 미꾸리!
요 미꾸리가 파리를 쟁탈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