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왠일로 막내 녀석을 데리고 나가겠단다.
난 얼씨구나 좋다고 얼른 데리고 가라 했다.
그랬더니 대한이 없음 심심하지 않겠느냐, 집에서 뭐 할거냐 꼬치꼬치 묻는다.
난 심심치 않다며, 유리 온실에서 얻어온 오이로 오이지 담글거라고 했더니 남편 그제야 으응한다.
그리고 나서는 " 부--우--웅 " 소리와 함께 남편은 나가고 항상 나와 함께 있던 대한이 녀석도...
커피를 한 잔 타고 혼자서 이것 저것 할 것을 구상하고 있는데....
옆집 할머니 "똑똑똑" 하더니만 문을 열고 들어 오신다.
" 대한엄마, 오이 씻을 필요없어. 약도 안친 것인데 그냥 해도 돼, 그리고 먹을 때 다 씻을텐데 뭐!" 하며...
그러더니만 잠시 후 " 이것 다 해놓고 엊그제 다 못딴 구기자 따러 갈까? "하신다. 싱글싱글 웃으시며
'어휴~~! 나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려 했더니만....'
난 " 그러죠.뭐. 어젠 대한이 땜에 못갔으니 오늘은 대한이도 없겠다 오이지 담그고 애들 문제 푼 것 채점해주고 가죠 뭐." 하니 할머닌 가시고 난 방으로 들어 왔다.
아이들 문제집을 보니 어젯밤에 다 채점을 해 둔터라 더 할 것이 없다.
그래 잠시만 읽을 요량으로 오전엔 아이땜시 못 들어온 뽈로그에 들어 왔다.
맘 편하게 이 글 저글을 읽고 있자니 꽤 시간이 흘러 갔나보다. 1시간정도...
옆집할머니 애가 타서 또 오셨다.
" 아직 멀었어? 저 오이지 해 놓고 가려면 해 다지겠네. " 하신다.
난 " 이제 조금만 하면 돼요." 하고 이내 할머닌 나가셨다.
아무래도 시큰둥하신 것 같다.
어~~~~휴~~~~~
모처럼 나만의 한가한 시간을 보내려하니 이번엔할머니께서 방해하시네.
에구 에구 에구구구.....
할머니 애간장 다 타기 전에 빨리 나가야겠다.
더---얼---컹.!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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