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면서 중요한 것이지만, 이곳의 추위를 견디려면 잘 먹지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호수가 앞에 있고 산으로 둘려싸인 이 곳의 겨울은 골에서 부는 바람,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 등으로 인해 유난히도 춥다고 한다.
게다가 눈은 정말로 많이 온다고하고...
예전엔 허리까정 눈이 내렸다하니....
정말 대단한 곳이다.
무늬는 충청도인데 속은 강원도잖아????
요즘 겨울이 오기전에 김장을 해야한다고 마을에서는 난리들이다.
일년을 강원도에서 살았지만 완전히 이주해서 살았다고 볼 수 없었던 난 그저 내가족의 겨우살이만 준비하면 됐었다.
하지만 이곳으로 이주해온 나는 완전히 시골 살림에 젖어들어야만 했다.
시골살림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것 같기에.
마을에서 함께 사니 함께 사는 법을 터득해야만 했다.
가장 쉬운 것이 집들이라고하는데 추수철이라서 뒤로 마루다보니 마을 대소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마을 분들을 알아가고 있었다.
함께 살기 위해 그저 잘 하지는 못하지만 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었다.
헌데 새로운 것에 접하는데 꽤나 낯설어 하는 나여서 좀 걱정이었다.
하지만 아이들 학부모가 있어서 사람들과 접하는데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11월 5일에 뉘 집에서 김장한데. 대한엄마 우리 갈까?" 하고 애들 친구 엄마가 얘기하시기에 그러자하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마을 분들과 안면을 터야지 하는 생각에서.
그 집에 가니 배추 절인 것이 " 으악~~!"
저것이 도대체 몇 포기야?
포기는 셀 수 있는 것이야?
세접, 네접이라고? 아니 더 된다고??
그걸 누가 다 먹는담?
아하! 자식들 담궈 주시는구나.
요거이 부모맘이지.
요건 큰아들네, 저건 작은 아들네, 저건 딸네들 것, 저건 창원에 산다는 여동생네, 혹은 혼자산다는 막내동생 것.혹은 친정 오라비네 줄 것 등등....
나도 울 엄마가 담궈주셨었는데 서울에 살 적엔.....
마을 분들은 또 "우와~~!"
모두 이 집으로 총 출동하신 것 같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 아래 호수 옆으로 새로 이사왔어요."
"아이 잘 왔어유. 이러구로 다니면 서로 얼굴도 알고 좋지유. 서로 사는 것도 보고. " 하시는 어르신들 말씀에 그저 "네..."할 뿐.
김장을 하는 것을 보긴 했지만 김치를 버무려 보질 않은 나로서는 어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작년에 첨으로 혼자 담궈봤는데 그것이 맞든 안맞든 내식구 먹는 것이니 게의치 않고 했는데 이번엔 그것이 아니니...
하여 어르신께 그저 물어볼 밖에.
담궈준 것 먹어만 봤다고 어찌 치대는 것이냐고 여쭈고
그래도 본 눈동냥이 있어서 어머? 잘하네?
그러구로 몇 시간이 지났는지 점심시간!
각 집에 계신 바깥어른들 오시라 하란다.
전화도 하기 전에 한분한분 모이시더니 삽시간에??
"애기아빠도 불러. 그래야 서로 얼굴도 알고 좋지." 하시는 말씀에 "네.."하고 남편도 불렀다.
여기저기서 삼겹살을 굽고, 힘드시니 술한잔 드시고 하시라 권하며.
이것저것 밥한술 뜨고 나오니 어르신들 언제 무김치까지 버무리고계셨다.
하여 김치 버무린 통 흐르는 물에 씻어서 엎어놓으니 벌써 끝이란다.
그 많던 김치가 점심먹고 나니 다 끝이 난 것이다.
우와~~! 대단한 어머님네들!!!
집으로 가는데 김장김치 맞보라며 가져가라 하시기에 사양하니 어르신이 주시면 그냥 네하고 받는 것이라고 하신다.
하여 그럼 감사히 먹겠다하니 싸주시는데
'우와!'
우리집 한달은 먹을 양이네?
이젠 내일은 뉘 집이니 오라 하신다.
"네" 하고 대답은 했다.
헌데 그 집이 어딘지 모르는데?
옆에 있던 애들 친구 엄마가 "나랑 같이 가요." 하신다.
난 "그래요."하고 이번엔 선뜻 대답하고.
이것을 기화로 오늘은 이집 내일은 저집하며김장을 하러 다녔다.
서로 김장날 받은 것이 겹치면 하루에 오전 오후로두탕도 뛰고.
누군 우리집에도 오라고 예약(?)도 하고.
완전히 인기 만점이다.
고놈의 인기가 사라질새라 열심히 다니다보니 매일매일이 김장하는 날이었다.
헌데 ...... 아뿔사!!!
마지막 한집을 놔두고 앓아 누웠다.
몸은으실으실 춥고 눈자위는 왜 빠질 듯이 아픈 것이야?
에효...
인기가 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하는데.. ㅠ.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아내가 안쓰러웠는지 아이들에게 아침을 해서 주고 막내녀석을 방에도 들이지 않는 남편의 배려에 감동!
그래도 유종의 미(?)는 궈둬야지?
점심이 되어서야 늦으막히 일어나서는 마지막 김장 담그는 집에 갔다.
그곳에서 한술을 뜨고 김치는 막바지에 이르렀으니 손에 묻히자니 그렇고 해서 먹은 그릇 설겆이나 하자 하니 우와!
이것도 장난아니구먼.
무슨 손님치룬 것 마냥 엄청나다!
산더미처럼 그릇 올려놓고나니 김장버무린 그릇이 또 기다리고.
그것도 다 하고나니 오늘로써 김장마실은 끄~~읕!
마을 김장은 끝이 났는데 내 김장은 언제 한다지?
흐흐흐...
얻어온 김치가 김장 김치를 버금가니 내 김장은 요걸로 끝을 맺을까나?
허면 내 밭에 있는 배추랑, 무우랑, 당근이랑, 갓이랑, 쪽파는??
에효...
그래도 내 김장은 담궈야지?
동치미도 담그고, 백김치도 담그고, 무김치도 담그고..
김치는 한 삼십포기해서 땅에 묻지뭐.
이렇게 말로 하다보니 내 김장김치도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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