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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골에서의 삶

나 농부 맞아?

by 시나브로84 2005. 5. 13.

오늘은 토마토, 고구마 등을 심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어제 골골 앓았던 탓에 제일 먼저 보건소부터 들리고, 또 원주 시내를 잠시 들려서 은행일을 보고 가야지 하고 아침부터 나섰다.

비닐 하우스를 지을까 생각 중이어서 농자재가게에 들려서 견적도 내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점심 때가 된데다가 약도 먹어야겠고.

해서 황태북어국과 더덕구이로 점심을 해결하고.

가는 길에 비닐하우스를 그럴 듯하게 지은 것이 보여 이거다싶어 들어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앗뿔사! 묘목을 사는걸 잊어 버렸네?'

"우리 농부 맞아???"

하며 우린 껄껄껄 웃으며천하태평이다.

원주를 지나쳤으니 안흥에 가보지 뭐.

면소재진데 묘목이 없겠어?

안흥에 도착하여 묘목을 어디서 팔고 있는지 지나가는 할머니께 여쭈니 친절히도 가르쳐 주신다.

이골목으로 가면 차가 지나기 어려우니 저쪽 골목으로 가면 길에 묘목 파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이상하다 싶어서 혹 오늘이 안흥장이냐고 여쭈니 그러하단다.

진작에 그렇게 말씀하시지~잉!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우린 서로 마주보며 " 왜 이리 재수가 좋은 것이여? ㅋㅋㅋ"

올 여름과 가을 겨울 양식으로 충분하도록 토마토 12포기, 오이 7포기, 참외 7포기, 고구마순 한단!

거금 일만이천원을 드려서 가지 한포기만 덤을 더 얻으려하니 아줌씨 담박에 "NO!" 하신다.

하지만 오이 참외 덤도 얻었겠다 기분 좋아라 하며 들고 우리의 농토로....


오이 일곱포기를 심었답니다.

여름철엔 그만이지요.

더우기 약도 안칠 것이고 비료도 안줄것이니 그냥 자연이 주는 그대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겐 거저 드리려 합니다.

"맘껏 따서 드세요."



토마토 열두포기를 심었답니다.

방울토마토가 아니랍니다.

햇빛을 받으며 붉게 익은토마토를 생각하니 군침이 돕니다.


난 묘목을심고 남편은 고랑을 만들고 대한이는 방해를 하고...

저 조그마한 통으로 물을 길러서 묘목에 물을 주었답니다.

고것도 안가져와서 누가 재활용으로 내 놓은 것을 가져 왔죠.

참으로 요긴하게 썼답니다.

물이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저희 땅으로 흘러 작은 웅덩이를 파서 고이게 한 후 그 물을 통으로 퍼 담아서 물을 주었죠.

물 줄 그릇도 안챙기고....

정말 농부 맞나 몰라요?????

저렇게만든 고랑에다 뭘 심었을까요??

물론 뭐 남았겠어요.

고구마를 심었죠.

한단이 너무많은 것 같아서 반단만 사려고 했더니 안판다고 해서 그냥 한단을 샀답니다.



고구마 한단이 많다 생각했는데 심고 보니 안 많더군요.

고구마순으로 심는다고 하더군요.

헌데 한단에 100개에서 서너개 더 있더군요.

결국 103개 정도 심은 꼴이죠.

한포기에 고구마가 4개정도면 412개가 되겠군요.

올가을에 열심히 숯불에 구워먹어야겠어요.

겨울 까정 보관을 잘 하면 흰눈오는 날에 군고구마를 호호 불며 먹을 수 있겠죠?

드시고 싶으시면 이곳으로 놀러 오세요.

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맘 먹은 일을 해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저 농부 맞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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