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분들에게서 주변에서 취를 뜯었단 얘기도 들었던 터라....
취향기에 도취되어서 산으로 취나물을 뜯으러 갔습니다.
둘째 승주와 막내 대한이는 밭에서 놀게하고 남편과 둘이서 목장갑을 끼고 비닐 하나 들고 산으로 갔다.
산을 오르며 만나는 이름 모를 야생화는 내 손에 들린 디카에 여지 없이 찎혔다.
취나물을 뜯으러 온 것인지 야생화를 찍으러 온 것인지 원......
남편이 우리 떼부자 되었다고 허겁지겁 날 부른다.
뭔일로 그러는가 싶어서가보니 둥글레가 비싸냐고 둥글레가 많다고 쉬지않고 연신 말을 잇는다.
어느건데? 하며 태연스레 물으니 저거란다.
어? 이상하다. 둥글레와 비슷하긴 하지만 둥글레 같진 않다.
꽃도 그러하고.
해서 다시금 나의 손에 들린 디카에 담았다.
뭔지 물어봐야지하며....
저 멀리서 아이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노는 것에 실증이 난걸까? 싸웠나?
남편은 급히 내려가고 난 또 주변에서취나물 발견!
나물을 뜯고 내려가려는 찰라!
발 뒤꿈치에서 "챙" 하며 쇠소리가 나며 무언가 걸려 나가는것이 있다.
산에서 쇠소리가 나는 것이 이상해서 발 밑을 보았다.
낙엽으로 소복히 쌓여 있어서 무엇이 들어 있는지 잘 안보인다.
하여 손으로 살짝 낙엽을 걷어 보았다. 아무런 의심도 않고.
앗! 이게 뭐지? 웬 톱날?
갑자기 궁금해진다.
혹시 이거이 덫 아니야?
쇠줄이 연결되어 있네?
1m정도 되는 나무를 쇠줄로 돌돌 말아서 묶어 놓았다.
뭐지???? 내 호기심이 발동했다.
'가져가 보자. 남편한테 뭔지 물어 봐야겠군.정말 희안한 걸 발견했다고 남편이 놀라겠지?'
혼자 별별 생각을 다하며 그걸 질질 끌고 내려가다가 나무막대가 걸려서 잘 내려가질 못하겠기에 쇠와 나무를 들고 산을 내려 왔다.
"나 희안한 것 발견했다! 이것이 덫이란 것 아냐?" 하며
나의 태연한 모습에 남편이 " 으~악!" 하며 더 놀랜다.
"이거 어디서 발견했어? 이거 덫이야. 고라니나 맷돼지 잡는 것. 이 둥근 철판에 먹이를 꽂아 두면 짐승이 와서 먹을 때 톱날이 오므라 들면서 붙잡게 되는 것이지. 헌데 이것 어디서 난 거야?" 한다.
이에 난 " 내가 밟을 뻔 했지." 하며 아까 있었던 일을 말했다.
내 얘길 듣던 남편이 " 조상이 도왔다. 어제 우리가 아버지와 장인 산소에 다녀오길 잘 했는가보다. 아무래도 조상이 돕질 않고서야... 와~! 정말 행운이다." 한다.
이 일을 얘기 하며 난 가슴이 아려오면서 심장이 멎는 듯했다.
아! 내가 저걸 밟을 뻔 했는데.....
밟았다면 어찌 됐을 뻔 했는가....
여러 생각들이 교차되면서 무서움과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다리도 점점 더 후들후들거린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 아니었던가!
산나물 채취한다고 봄에 산에 오르시는 분!
장화 신으시고 긴 나무 들고 땅 짚어가며 오르세요.
* 산에 덫을 놓지 맙시다.*
이것이 제가 밟을 뻔한 덫이랍니다.
정말 무섭게 생겼지요?
양끝을 발로 누르면 톱날이 벌어진답니다.
아래 허옇게 보이는 것에 먹이를 두면 산 짐승이 그 먹이를 먹을 때 톱날이 닫히게 되는 것이죠.
쇠줄이 보이죠? 오른쪽에 보이는 나무막대를 돌돌 감고 있죠.
덫에 걸린 짐승이 산길을 가다가 나무사이에 걸려 멀리 못도망가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더군요.
정말 간담이 서늘한 이야기죠?
오늘 남량특집극을 한편 찍은 것 같습니다.
정말 산에 오를 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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