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아이들 아빠 친구 부인이 달맞이 꽃씨를 따서 말려뒀다가 기름을 짜란다.
그 땐 지천에 널린 것이 달맞이 꽃이라서 잊고 지냈다.
서리가 올지 모른다고 옆집 할머니께서 고추를 따고 팥을 뽑아서 말리고 계시기에 운학골에 심어논 고추가 걱정이 되어 서리에 대비한다고 또 밤도 따자고토요일(10/2)이라아이들과 나섰다.
밭에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는 고추 중 붉은 고추와 겨우내 먹을 푸른 고추와 고춧잎을 조금 따자 눈에 달맞이 꽃이 보이길래예전의 말을 기억하고는 아이들과함께 씨를 따기 시작했다.
'몸에 좋다는데 따서 기름을 짜야지.'하고서....
어? 그런데 꽃씨가 보이질 않는다. 도대체 어딜 갔지? 분명히 저기 꽃이 피어있었는데?
씨는 어디에 있는거야? 운동장 만든다고 다 베어서 없앴나?
아이들과 이곳 저곳을 찾아보아도 눈에 띄질 않는다.
드디어 저 언덕 위까지 가서는 그 곳에 잘 알고 지내는 선생님(서울 생활하시다가 유기농을 하시겠다고 시골로 오신 분) 댁까지 가게 되었다.
선생님께 여쭈었다.
신참 시골댁 : "달맞이 꽃이 많이 폈었는데 아무데도 없네요?"
선생님 : 그럼. 지금은 꽃이 다지고 없지.
신참 시골댁 : 어? 저 아래는 꽃이 피어 있던데요. 그래서 이렇게 파란 씨를 땄거든요.
선생님 : 아니죠. 다 지고 이게 씨인걸?
신참 시골댁 : 정말요? 전 꽃만 찾고 있었는데.....
이게 씨였단 말이예요? 전 꽃을 찾아서 그 옆에 있는 씨를 찾으니 없었구나.
이제껏 헛일 하고 있었네요? 다 진 꽃을 찾고 있었으니....
게다가 꽃씨가 이렇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으니.....
ㅎㅎㅎㅎㅎ 모두 웃었다. 아이들도 웃고..... ^ ^;
그 후로는 난 아이들과 마른 달맞이 꽃씨를 길가에서 많이 땄다....
'오미골에서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힘든 노동 후 잠깐의 쉼! (2) | 2004.10.04 |
---|---|
막걸리 한잔하고나서(2004.4.3)- 이철 (2) | 2004.10.04 |
23개월인데 젓가락질을... (1) | 2004.10.04 |
2003년 해돋이! (0) | 2004.10.04 |
아 눈이 시려워! (0) | 2004.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