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미골에서의 삶

무지개가 떴어요. (2004.9.22)

by 시나브로84 2004. 10. 3.
한낮엔 해가 번-쩍 하고 뜨더니 잠시 후 내가 언제 떴었냐는 듯이 먹구름으로 뒤덥히더니 굵은 빗줄기가 내리더군요.
마침 아이들이 운동회 총 연습을 하고 일찍들 돌아 왔기에 큰 걱정이 안되었죠.
하지만 운학 간 애들 아빠가 걱정이 되더군요.
아침엔 비가 올 것 같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장대비가 내리니....
옆집 할머니께서 걱정하시는 소리에는 큰소리로 괜찮을거라고 말은 했지만 내심 걱정은 되더라고요.

걱정을 뒤로 하고 잠시 후 옆집 할머니께서 급히 저를 부릅니다.
" 대한 엄마, 대한 엄마! 저어기 무지개가 떴어. 어여 나와 봐." 하며 말입니다.
난 아이들과 함께 무슨 불이이라도 난 것처럼 황급히 뛰어 나왔어요.이때까지 비는 생각도 못했죠.
헌데 아까 그 비는 가늘게 부슬부슬 내리면서 하늘엔 밝은 태양이 내리 비치니 앞산 윗자락에 커다란 반원을 그리면서 무지개가 떴더라고요.

'빨주노초파남보' 정말 일곱 빛깔무지개가요.
잠시후 무지개가 한줄인가 싶더니 세줄이 되네요?
정말 신기하고 신기했죠.
아이들도 "엄마 정말 이쁘다!" 하며 탄성을 지르더라고요.

언제 왔는지 아이들 아빠가 오더군요.
무지개를 저너머에서 발견하고는 무지개 뜬 것을 가르쳐주려고 왔다고.
헌데 할머니께서 당신이 먼저 발견했다고 하시고 아이 아빤 아빠가 먼저 발견하고 가르쳐 주려고 왔다고 하는 가벼운 실랑이가 오고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참 웃음이 납니다.

하여튼 우린 이 이쁘고 경이롭기만한 하늘의 조화 무지개를 보며 이런 저런 얘길 나누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바라 보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