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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골에서의 삶

넓디 넓은 스케이트장

by 시나브로84 2010. 1. 30.



올 겨울은 유난히 춥습니다.

움츠려드니 한이 없습니다.

그 춥디 추운 날씨가 약간은 풀린 듯 합니다.

겨울비가 도움이 된 것이죠.

그 많던 눈!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이번 겨울비 한번으로 많이 사그러들었으니까요.

다만 안타까운 것은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이글루도 함께 사그러 들었다는 것이죠.

날이 좀 풀린 듯하여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왔습니다.

집앞의 저수지가 겨우내 왕왕 울어 제꼈지요.

저수지가 우는 소리 들어보셨나요?

밤이 되면 그 소리가 장관이지요.

쩡쩡!! 울리며 얼음이 어는 소리 말입니다.

이 저수지가 녹기 전에 썰매를 타자고 아이들과 나왔습니다.

선발대로 남편과 막내와 둘째가 갔습니다.

재미있게 노는 모습에 시간을 더이상 지체하면 안되겠다 싶어 나갔습니다.

여지없이 깨비도 데리고 나선 남편!

깊지 않게 흐르는 물이 있는 곳은 얼지 않았더군요.

남편이 사다리를 펴서 건너오게 만들어 건너가게 했더군요.

다만 깨비가 건너가질 못하고 있으니 남편이 안아서 건네 주네요.

고걸 보고 제가 한마디 했죠.

"마누라도 안아서 건네 주지 않는데 깨비는...흥!!!"

질투어린 한마디에 남편은 기막혀 합니다.

가져온 스케이트와 썰매를 각기 입맛에 맞는걸로 고르고 탑니다.

인라인을 타 봐서 인가요?

난생 처음 타 보는 스케이트인데도 제법 그럴싸 하게 탑니다.

폼도 나오는 것 같죠?

역시 아이는 어른보다도 흡수가 빠르네요.

전 넘 오랜만이어서 무섭더라구요.

고교 졸업하고 근20년이 훌쩍 넘어서 타려하니 맘처럼 되질 않고 무섭기만 하여

결국은 타 보지도 못하고 신을 벗어야만 했는데 말이죠.

아이들은 스케이트가 커도

겁도 없이 탑니다.

아이들은 스케이트면 스케이트 썰매면 썰매

그저 신이 나서 탑니다.

남편은 자신이 만든 외발 썰매를 신이 나게 탑니다.

이젠 깨비를 눈썰매용 개로 만들어서 끌게하기도 하구요.

힘에 부치는 깨비!

헉헉 대네요.

아무리 불러도 앞으로 가질 못하고 있는 깨비!

아이들은 아빠가 앉아서 깨비가 못가는 거라고

아빠가 부르면 잘 오니 아빠가 깨비를 부르라고 하며 자리를 바꿨네요.

하지만

여전히 힘든 깨비....

큰아이가 작은애한테 주는 과자가 먹고 싶어서 쳐다보는 깨비

그저 귀엽기만 합니다.

얼음 위라 안오더니만 과자의 힘은 무서워...ㅎㅎ

과자를 갖고 깨비를 놀리고

열심히 뛰 놀더니

지쳐서 누워버렸네요.

ㅋㅋㅋ

저 넓은 저수지 한가운데에서 이처럼 겨울 아님 언제 누워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