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운학에서 유기농을 하시는 서선생님께 상추모종을 얻어와서 살고 있는 곳 한귀퉁이에 심었다.
매일 물을 주고 키우니 오늘 낮에는 쌈을 싸먹어도 되겠기에 뜯어다상을 차리니 밥상이 가득하다.
올 여름엔 야채를 상에 가득 내어보자 싶어 지난번에 뿌려둔 상추, 쑥갓, 깻잎을옮겨 심자고 오미로 갔다.
" 으악~~~"
며칠 전만해도 이렇게 풀이 무성하게 자라지 않았었는데....
비 온뒤 부쩍 자랐나보다.
도대체파종한 곳이 어디야???
"우후"
파종할 때 정리를 좀 하고 심었더니 그래도 밭의 형태가 난다.
상추 모형이 쬐끔씩 나는 것을 옮겨 심었다. 약 20포기 정도..
물도 주고 했으니 옮겨심기 끄~읕!
헌데 쑥갓도 심었는데? 도대체 어느것이지?
남편은 아직 안나온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타? 상추와 같이 심었었는데???
내 의구심을 자제시키고 밭에서 풀을 뽑아주기로 했다.
열무를 심었는데 풀이 넘 많은 것 같으니....
남편은 집터를 정하느라 분주하고 내 손은 풀을 뜯기에 분주하고.
'어? 여기다 옥수수 심었나? 어? 이거 쑥갓 아냐? 그럼 이것이 풀이 아닌가?'
난 남편을 급히 불렀다.
남편 왈 "주변에 널린 것이 그런 종류인데 그것이 설마 쑥갓이겠냐고 풀이지. 또 옥수수하고 모양이 다르다"고.
그러니 그냥 뽑으란다.
사실 뽑기 시작하니 너무 많다.
그래도 내 식구 건강을 위해서 농약은 칠 수 없다는 각오로....
헌데 잎들도 구멍이 송송송
벌레들이 시식을 했나보다.
못된 벌레들! 어른도아직 아니 먹었는데.... 버릇없이.....
승주와 대한이가 왔다갔다하는데...
얘들이 그저 풀이려니 하고 다니지만 고거이 다 먹을 것인데 하는 생각에
"어! 그거 밟으면 안돼!" " 거기도 밟으면 안돼!" 하고 소리쳐 보지만 소용없는 일.
" 너희들 옥수수 하나밟으면 여름에 옥수수 하나 덜 먹게한다! " 하고 윽박도 지르지만 ....
할 수 없이 이것이 옥수수라고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풀이 크게 자랐으니 옥수수가 가려서 안보인다.
'이렇게 아그들만 뭐라 하지 말고 풀을 제거하자!'
이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풀을 뽑기 시작했다.
흙이 함께 묻어나면 툭툭 털어서 다신 못자라게 수분을 받지 못하도록 말리고.
이러기를 ......
보다 못한 남편이 괭이로 하라고 시범을 보이지만 그대로 해보니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더 힘이든다.
'에효! 내 손이 제초기야! 요것이 훨씬 낫구만.'
땅에 털푸덕 주저 앉아서는 옥수수 주변의 풀을 뽑아가기 시작했다.
도깨비 풀이 장갑위에 다닥다닥 붙어서 손을 찔렀지만 그래도 풀들이 내 옥수수 밭을 장악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사실 남편이 풀 하면 진저리난다고 이번엔 제초제를 뿌리겠다고농협에서하나 사서 차 트렁크에 넣어 두고 있다.
하지만 남편도 차마 뿌리지 못한다.
가족이 먹을 것이어서 그렇겠지....
우리는 자급자족인데도 이렇게 풀과 전쟁을 하는데다른 분들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제초기가 되어 열심히 풀을 뽑고 있는 사이 남편이 만든 오이와 토마토 지줏대!
오른쪽 상단! 제가 정리 한 곳이 쪼끔 보이는군요.
어찌 정리가 된 것 같나요?
인간 제초기 쓸만 합니까????? ㅎㅎㅎ
남편이 콩을 심었는데 땅을 헤치고 나오고 있습니다.
자연은 참으로 신비하기 그지 없습니다.
콩이 싹트기도 전에 머리를 잘라 먹은 것이 눈에 많이도 띕니다.
땅을 판 흔적도 보이는데.... 범인이 누굴까요??
혹시 산짐승?
아하! 오늘은 새가 앉아서 먹고 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얄미운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