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오전인 듯 싶다.
가을 고동(다슬기를 우린 고동이라 부른다)이 맛있다고 남편 친구 가족과 주천강에 갔다.
날이 추워서 물 속에 들어가 잡을 수도 없으니 장화를 신고 남편이아침에 긴 막대에 양파망과 옷걸이로 만든 채를 들고 나섰다.
지난번 남편과 우연히 지나다가 있을 듯 싶어 찜을 해 두었는데 먼 곳에서 친구가 오니 그 친구 주려고 아침부터 서둘러 갔다.
30분만 잡고 법흥사로 간다더니만 한시간이 훌쩍 넘어도 갈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
큰아이는 제가 물 속에 들어가겠다고 설치기 까지 하고...
드디어는 아빠 가는 곳을 졸졸 따라다니며 훈수까지 둔다.
이곳이 많다 저쪽엔 없다하며...
사공이 넷이나 되니 나와 아그들 셋( 작은아이와 막내 대한이,그리고 친구 아들 병우)만이 뒤에 남겨지고 그 사공들은 저쪽 보일락 말락한 곳에서 열심히 고동을 잡고 있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다.
두명의 꼬마녀석을 보살피는 것은 대장노릇을 하는 승주가 있으니 난 나대로 생각에 젖어도 된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다 문득 물살에 비친 햇빛이 넘 어여쁘단 생각을 한다.
순간 이 햇살이 물살을 가르는 것인지 물살이 햇살을 가르는 것인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그 흐름 속에서 난 ? 하는 생각도 하고 ....
갑작스런 한가로움이 나로 하여금 사색에 잠기게 한다.
뒷전에 있는 아이들은 무언가를 만든다고 돌을 열심히 나르고 ...
이 돌이 아니라고 여기가 아니라 저기라는 승주의 설명과 함께 열심히 움직이는 두 아이들.
날 뒤 흔들기 시작한 것은 세 아이들!
저마다 의기양양하여 만든 것을 자랑한다.
잘 안보이신다구요?
그럼 요건 ?
사람 머리라는데...
열심히 하더니만 결국은 사람으로.....
요 세아이의 작풐이랍니다.
에구구구..... 디카를 빨리 구입해야겠네요.
애쓴 아그들 모습이 잘 안보여서....
요걸 끝으로 나의 한가함은 끝이 났죠.
법흥사에 갔냐구요?
차 막힌다고 그냥 가려는 친굴 남편이 운학에 오면 주변도 둘러 봐야하지 않겠냐며 갔었죠.
게다가 꼴뚜국수도 한그릇 후딱 비우고... ^^
'오미골에서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둔 꿈나무 잔치에서.... (10) | 2004.12.14 |
---|---|
에구구구.... (13) | 2004.12.08 |
밥도둑 (7) | 2004.11.23 |
고 놈의 별똥별 댐에.... (12) | 2004.11.17 |
이 물을 그냥..... (11) | 2004.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