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잘 보내셨나요?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명절이라 더 따스했던 것 같아요
도시에서 생활하던 두 아이들은 왔는데 올해는 막내가 군대를 가서 참석을 못했어요
허전한 생각이 들더군요
든자리보다 난자리가 더 허전하다던 말이 새삼 떠올라 더욱 허전하게 했답니다
추석 당일엔 아이들이 포켓몬을 잡는다고 걸어야한다기에 함께 나와 몬스터도 잡고 둥들게 떠오른 달님에게 소원도 빌어보고
그래도 밤이니 뱀 조심하려고 랜턴도 켰어요
밝은 달빛이 아니라 구름사이로 비치는 달빛이라 길을 훤하게 비춰주진 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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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보내고 모처럼 저녁 운동을 나섰답니다
우리 부부는 산골에 살면서 저녁엔 시내로 나가서 배드민턴을 치거든요
요즘은 저녁 7시라도 어둑어둑 해요
오미재 정상에 올랐는데 예쁜 강아지 두 마리가 서로 의지하며 붙어서는 지나가는 저희 차를 봅니다
모지?
이 정상에 왠 강아지?
주인이 주변에 있는데 내가 못본건가?
순간.....
설마.....
추석이라고 데려와서는 여기다??
에이!
아니겠지
근데 자꾸 불길한 생각이듭니다
고개를 내밀며 쳐다보던 강아지 두 마리의 모습도 생각나고
가슴 서늘한 구석을 애써 아니라 부정하며 배드민턴장으로 향했고 함께한 사람들과 즐거운 운동을 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
밤 10시가 아직은 안됐지만 내 시선은 오미재를 오르기 전부터 두리번 거렸습니다
제발....
여기 있지 않기를 바라며
오미재 정상에서는 더욱 눈이 동그래져 주변을 쳐다보고 내려오면서도 혹시나?
역쉬~~~
나의 기우였음이 이때는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역쉬~~~
쥔이 데리고 간게야
그럼 그렇지
자기가 키우던 강아지를
게다가 추석이잖아
이 명절 뒤끝에...
음...!
나의 망상이여서 얼마나 다행이던가
오늘 아침!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길을 나섰습니다
룰루랄라~~~
오미재 정상이 다가왔지만 어제일은 나의 기우로 끝난 헤프닝이었기에 편안한 맘으로 들어섰습니다
어?
저거 모야?
설마?
정말?
어제 본 강아지 두 마리!
나의 차를 보곤 자신의 쥔 차인줄 알고 달려옵니다
안돼~~
강쥐는 아닌줄 알고 섰고 난 그대로 달렸고
넘 슬프다
어제 나의 기우가 현실이었다니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거지?
이뻐할 때는 언제고
그럼 시작도 말았어야지
저 강쥐들의 앞으로의 삶이 어찌될까
가슴 아리고 슬프고 화가나고
정말 복잡한 감정으로 나의 편안했던 마음이 산산 조각이 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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