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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골에서의 삶

엄마와 딸

by 시나브로84 2010. 4. 12.

지난 토요일에는 오미골을 벗어났습니다.

큰아이가 자율학교인 양서고에 다니고 있지요.

그 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을 한답니다.

한달에 한 번 집에 올 수 있고요.

하여 큰 애를 보러 가서 점심이나 함께 먹고 올 요량으로 나섰답니다.

또친정엄마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고 계시는데 멀리 있다는 이유로자주 못찾아 뵈어 엄마도 뵙고요.

서울에 가면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올라가면 친구도 만나고 아는 사람들도 만나야지 하는 맘이 있지만그리 못할 때가 많습니다.

식구가 대식구라 어느 한 곳에 있기가 여간 쉽지 않네요.

맞이하시는 분께폐를 끼치는 것 같아 섣불리 가기도 쉽지 않아 무박으로 일을 처리하고 올려하니 맘만 바쁩니다.

1.이 날도 일을 빨리 마치고 엄마도 보고 아이도 보고 할 요량으로 새벽같이 나섰습니다.

하지만 일이 맘처럼 도와주질 않더군요.

아이의 학교 점심시간이 12시 50분인데 일은 11시 50분에 가까스로 끝이 나고.

엄마한테 가야하는데?

일정을 도로의 순으로 정했거든요.

하지만 바꿀 수 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먼저 양평에 있는 큰아이 학교로 출발 했습니다.

시간은 다가오는데 길이 많이 막힙니다.

서울의 토욜이라는 것을 잊고 살았네요.

도로에 차도 많다는 것도 잊어버린 듯 하네요.

이 산골에 살면서 도시의 일상적인 일들을 언제 살았냐는 듯이 까마득하게 잊어버렸어요.

이것 또한 산골에 적응을 하며 살고 있는 것이겠죠?

여하튼 휴대폰도 없긴하지만 서로 연락할 수 없는 것이 좀 아쉬워하며 점심시간에 조금 늦게 가길 바라며 십분 늦게 아이의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둘째는 혹시 행여나 아이가 자유시간이니 바람쐬러 나갈까봐 정문으로 들어가고

막내와 전 후문기숙사로 도서관으로

아빤 식당으로

결국 식당에서 만난 아이!

갑작스런 식구들의 등장에 놀람과 기쁨이 역력하더군요.

아이를 보는 순간 제게 밀려오는 미안함과 안쓰러움!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아이가 잘 적응하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과 만남의 기쁨

그저 만감이 오고 가더군요.

동생들이 제 침대에서 콩닥콩닥 뛰는데 싫어하는 듯한 어투지만 그 속엔 그런 맘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었을까요?

막내가 집에 와서 그러더군요.

엄마만 누나와 얘기해서 자신은 많은 얘길 못했다고요.

이 또한 누나에 대한 그리움이겠지요?

아이들의 이런모습을 보는전, 엄마로서 맘 따스해지더군요.

주어진 세시간 아니 제가 늦게 도착했으니 두시간 밖에.

아이의 방에 가서 이런저런 얘기 나누는데 왜그리도 빨리 시간이 흐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도 그걸 느꼈겠지요?

이젠 가야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아이는 내려가지 않겠다고 하네요.

가족들이 모두 가고 혼자 남는 것이 쓸쓸해서 이겠지요.

헤어지면서 돌아 보니 아이는 애궂은 기숙사문만 매만지고 있고 저의 뒷모습도 보질 못하고 있더군요.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짠하기만 했답니다.

그래도 웃습니다. 웃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에게는

2. 양평에서 다시 서울로 갔습니다.

친정엄마의 병실을 찾았습니다.

엄마의 놀라움과 기쁨!

무엇으로 표현하겠어요.

딸이 엄마의 막내 딸이 외손자들을 데리고 왔으니 말입니다.

병실이 이야기 소리로 시끌벅적합니다.

웃음이 좌~~~악 번집니다.

엄마가 그러시네요.

너희들 땜에 웃는다고 말이죠.

그 말을 들으니 미안해지기도 하네요.

자주 못찾아 뵙는 것에 대해서요.

큰아이한테 갔다온 얘길 했죠.

엄마가 그러시네요.

자식이 부모 맘 다 모른다고.

제가 그랬죠. 맞아 엄마. 자식은 다 몰라 하고 말예요.

사실 제 아일 두고 얘길 나눴지만 엄마가 된 저도 제게 베풀어주는 저의 엄마 맘을 다 헤아릴 수 있겠어요?

이런저런 예길 나누다 보니 또 시간이 금방 가버리네요.

밤이 되니 이젠 제가 갈 걱정을 하시네요.

차로 가니 걱정 마시라 하니 그것이 더 걱정이라고요.

내심은 더 있길 바라시겠지요?

헤어지는 모습에서 전 읽었습니다.

엄마 또 올게요. 하고 엄마도 그래라 하시며 엷디 엷은 미소를 약간 스치네요.

얼른 가라시면서 이젠 당신도 이 닦고 잘거라면서 등을 떠미시네요.

하지만 당신의 앞모습은보이지 않고 뒷모습만 보이시네요.

전 다시 돌아 보았습니다.

여전히 엄만 뒷모습만 보이신 체 계시더군요.

아마도 당신의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겠지요.

엄마의 뒷모습, 아이의 고개숙인 앞모습!

대조적인 듯한 모습들이 오버랩되어 제게 다가옵니다.

엄마와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