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봄에 벌이 분봉을 하려나 봅니다.
가르침을 받은 것도 있고 벌들의 움직임 또한 심상치가 않습니다.
벌들이 많아진 것도 같았거든요.
그날 아침도 남편이 청소를 해주었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랬죠.
아무래도 분봉할 것 같다고
그러니 주의 깊게 좀 살피자고.
남편은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오후에 지난번에 벌을 떠 주신 동네분이 오셨죠.
이런저런 얘길 나누고 집을 나서는데 효소 창고 위가 시커멓습니다.
저게 뭐지?
어머!!
벌이 또 분봉해서 모여들었습니다.
어딘가 앉으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벌통도 없는데 어쩌나 하는 사이 벌들이 앉을 곳을 못찾고 날아 가네요.
저쪽 둑으로 갑니다.
남편이 쫓아가니 우리집 강아지 깨비가 쫓아 가네요.
깨비가 그 때만 해도 어려서 풀러놓고 키웠거든요.
둑에 있는 나무에 앉으려 하는데 깨비가 훼방을 놓으니 남편이 어찌 손도 못쓰고 날아가 버리네요.
남편이 쫓아갔지만 벌이 더 빠르게 날아가 버려 그저 허탈하였죠.
잠시 후 마침 그 동네분이 어느집 벌통쪽으로 가더라고 알려줍니다.
남편이 쫓아가니 그집 빈 벌통으로 우루루 몰려가는 것만 보고 왔답니다.
벌통 주인이 좋아하시더란 얘기만....
이렇게 분봉한 벌들과 인연이 없는 걸까요?
속이 상하더군요.
벌통만 있었어도 하는 욕심도 생기더라구요.
남편을 졸라 빈 벌통을 하나 구해 놓기로 했죠.
나도 넘의 분봉한 벌 좀 받아 볼까 하구????
그렇지만 벌도 눈이 있죠.
제 벌통에는 들어올 생각도 않더라구요.
이럭저럭 가을이 지나고 겨울로 들어가는 초입!
햇수로 삼년이니 꿀을 뜨자고 남편이 서두릅니다.
이젠 위아래 벌통이 가득할 거라고.
해가 진 틈을 이용하면 벌들의 움직임이 적을 것을 예상하고 벌통을 따기로 했지요.
미리 빌려 놓은훈풍기에 마른 쑥을 넣고 태워 저렇게 연기를 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벌들을 기절 시키기 위함이지요.
위 아래로 가득 찼을 꿀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뚜껑을 땁니다.
공격할지도 모를 벌을 향해 다시금 연기 좀 불어 넣어주고 보니
이렇게 벌집이 보이네요.
칸칸히도 예쁘게 집을 지었더군요.
이것을 부수는 것이 안타깝고 미안하더군요.
하지만 맛난 꿀 생각에 잠시 접어 두었죠.
조금만 가져가겠다고.
이렇게 떠온 꿀을 전기 밥솥에 넣고 내렸더니
이렇게 많은 꿀을 얻었네요.
쥬스병으로 하나가 나오데요.
집에서 뜬 토종꿀이니 귀하게 먹고 있죠.
하지만 유난히도 추운 겨울을 보낸터라 벌들이 걱정이 되더군요.
꿀을 가져왔다는 미안함도 있고 해서
벌들의 동향을 살펴 보았더니 조그마한 미동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 이상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더군요.
너무 추워서 벌들이 많이 죽었다는 소릴 듣긴 했지만 우리 벌은 별일 없겠지 했거든요.
그래도 한번 봐야겠다는 남편!
안타까운 소식을 ....
벌들이 그만 모두 죽고 말았네요.
영하 30도를 내려가더니만 그런 날들이 계속 되더니만
벌들이 그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말았네요.
그래요.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아침엔 서리로 하얗게 변하고 낮은 햇볕이 따스합니다.
이젠 활동을 할 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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