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미골에서의 삶

눈속에 갇히다(2)!

by 시나브로84 2008. 1. 30.

왼쪽 팔꿈치가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젠 조금만 움직여도 아프니...

벌써 두달이 되어가는 것 같다.

침도 맞다 안맞다 하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버스라도 타고 나가서 맞아야겠다하고 아침부터 서둘렀다.

첫차가 9시5분에 있으니 서둘러 아침을 먹고 갈 채비를 하고 나섰다.

그래야 두시에 들어오는 차를 타고 올 수 있으니.

헌데 하늘이 심상치가 않다.

눈이 희끗희끗하게 내리는 폼이 '이러다 버스도 안들어오는 것 아냐?'하는 걱정을 앞세우며

'아직 눈이 쌓이는 정도가 아니니버스가 들어오겠지.'하며 스스로를 안심토록 하며 길을 나섰다.

마침 저기 버스가 들어왔다.

나갈 땐 저 버스 타고 나가고 들어올 땐 낮이니 재를 넘기도 쉬울테니

쉬이 올 수 있을게야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버스가 돌리고 있으니 곧 나가겠군.

오늘은 이십분이나 일찍 나오길 잘했군.

헉!

아니 어디간거야?

분명히 예 있어야 하는데?

분명히 버스가 들어온 것도 보았고 차를 돌리는 것도 보았는데???

버스정류장에 가니 분명히 들어온 버스가 사라져 버렸다.

도로엔 버스의 바퀴자욱이 선명하게 나 있고 돌린 흔적도 있는 것이 분명 내가 본 것이

헛것은 아니었다.

너무 황당스러워 버스회사에 전활 걸었다.

대체 어찌 된 것인지, 다른 버스가 들어올 것인지 알아보려고.

이런 황당한 일이....

눈이 오는 것이 심상치 않아서 안전상의 문제로 이장님께 전활 드리고 버스를 돌려 나갔단다.

오미재를 넘어야하는데 눈이 너무와서 못올라갈 것을 대비해 서둘러 간 것이었다.

헉!

모처럼 꾸준히 맞으려고 했던 침은 또 이렇게 강건너 가버렸다.

집에서 찜질이나 하고 있어야하나?

설마....

오후엔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또 오후를 기다려보지만 내리는 눈이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저 신이난 것은 아이들 뿐.



지난번 내린 눈으로 둘째아이가 만든 집!

이름도 내걸고 인형도 붙이고.

지붕을 만들게 더 높이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더니 넘추웠나보다.

그냥 마대자루로 덮고는 그래도 그안이 따뜻하단다. 집이기 때문에....



눈사람을 만들고는 디카를 가져가더니 이렇게 찍어왔다.



그냥 눈사람이 아니라 스키타는 눈사람이라고.

게다가 밀어주기까지.... ㅋㅋ

이렇게 신나게 노는 아이들에겐 눈이 좋은가보다.

엄마가 팔이 아파서 침을 맞으러 못나가던 말던?????

이로써 하루 세번오던 버스는 오지 않았다....

내일은 갈 수 있을까???

밤을 지나보면 알 수 있겠지.

헌데 불을 끄고 누웠는데 요상타.

날이 훤한 것이 달이 떠서 그런가하고 달을 찾아 보아도(방에 누우면 창을 통해 달을 볼 수 있다)

달은 보이질 않고 그저 훤할 뿐이다.

그저 요상하단 생각을 하며 스르르 눈이 감겨 다음날을 맞이 했다.

얼마나 잤을까?

날이 뿌옇게 새는 것 같더니 남편의 디카를 찾는 소리가 난다.

밤새 눈이 엄청 내렸다고...

아하! 그래서 날이 그렇게훠~언~~해 보였던건가 보다.

집뒤에 있는 야산 나무에 쌓인 눈!

저리도 내렸으니 나뭇가지 꺾이지 않았을까?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산인지 분간이 안되더니만 떠오르는 해가 비치니 구분이 된다.

어제 만든 눈사람의 형체는 저리 되어버리고....


또 이렇게 눈이 내렸으니 침맞으러 나가긴 다 틀렸군.

버스는 당연히 들어오지 않을테고.....



'오미골에서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아가 될뻔 했어요.  (2) 2008.02.25
하필 이렇게 추운 날에....ㅉ!  (2) 2008.02.19
눈속에 갇히다.(1)  (8) 2008.01.23
골동품 난로  (13) 2007.12.18
어제는.....  (8) 2007.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