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마을에 이사오신지 얼마 안된분이 계세요.
마을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는데 무엇을 들고 가야할지 몰라서 전화하셨다고.
집게와 마대자루 하나 들고 나오심 된다고 알려드리니 올라와 닭동집으로 한잔? 하고 물으시네요.
선뜻 가겠다고 대답한 남편의 의아해 왜?하고 생각해보니
'남편은 친구가 옻닭 먹고 싶다하여 아침부터 부지런히 끓여서
마눌 점심약속이 있어 나가기 전에 준비해두려고 부리나케 준비 했건만
나중에 돌아와 보니 차려놓은 그대로라 어찌된 일? 하니친구에게 일이 생겨서 못오게 됐다는 것.
아침 7시부터 준비하더니만....
그래서일까? 아님 일하고 난 뒤의오후여서일까?'
여하튼....
함께 가잔다.
이제 한시간 뒤면 아이들 올 시간인데....
얼른 갔다와야지...
쫌 듬을 들이다가 날도 꿀꿀하니 한번 가볼까 하고 따라 나섰다.
손에는 집에서 담근 솔잎막걸리 들고서...
가니 안주인께서 막걸리 한잔 한다기에 막 부치셨다며 김치전을 내오시네요.
바로 이렇게.
남편은 닭똥집은 숯불에 굽는 것이 제맛이라며 연탄불에서 숯불로 옮기고.
주인장과 안주인은 안주가 적다며 고등어를 내오시고.
밥도둑인 고등어가 안주로 변하는 순간이랍니다.
굽기에 좋게 남편은 나무가지를 구해 즉석 젓가락도 만들고.
일이 어째 점점 커지는 듯한 순간이지요? ㅎㅎㅎㅎ
옆집아주머니 지나가시다 들르시고.
낮에 황새냉이 캐셨다기에 그거 너무 비린내가 나서 못먹겠다하니 아니라며 금새 씻어서 내놓습니다.
대한엄마 먹어보라며.
이렇게 말이죠.
아~~! 잎은 안먹고 뿌리만 먹는다네요.
맛이 참 좋아요.
캤을 때 비린 냄새는저리 가고 달짝지근하면서 구수한 것이 일품이더라구요.
안주인께서 내오신 초고추장에 찍어 요것도 안주가 되어버렸지만 말이죠.^^
모인 사람들은 이렇게 불옆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는데...
밖에는 날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하네요.
주인장네 집앞의 경치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오미골의 하루의 해가 갑니다.
201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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