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경이었죠.운학골에 살고 계신 선생님 댁에 갔는데 초록의 알들이 조롱조롱 열린 것이 수북히 한 소쿠리 쌓여 있는데 요것이 향기가 솔솔 나는 것이 참 좋더라구요.선생님께서 그것이 바로 산초 열매라고, 동네 아시는 분이 주셧다는 말씀도 하시더라구요.신참 시골댁 들은 바 있고 인터넷으로 열심히 공부한 직후라 너무 신기하여 "이것이 산초라구요?"하고 반문하며 속으로는 '몸에 좋다는데 나도 좀 따야지.'했죠.돌아오는 길에 남편에게 말하니 길가에 있는 산초나무를 보여주며 "사람들이 다 따가서 없네?"하며 몇알만이남아 있는 걸보며 무척 아쉬워하며 돌아섰죠.
그런데 지난 토요일 오후 !
달맞이 꽃씨를 따다가 발견한 산초나무열매!까맣게 익은 알이 떨어질까 조심해서 따고 있는데 남편이 와서는 저쪽 숲(원래는 밭인데 그냥 내버려 둬서 )으로 가면 산초나무가 많으니 그곳으로 가자고..해서 "진작 얘기하지." 하며 따라 나섰는데 난 그만 입을 쩌~~억 벌리고 말았죠.
사무 위에 붉게 물들어 열린 산초 열매들이 곧 까만 알을 내며 톡톡 볼가져서 언제라도 떨어질 준비태세를 갖추며 햇빛을 받고 있는 모습이라니....아~! 어찌!우와!하는 탄성을 연신 질러대며 가시에 찔리는 것도 아랑곳않고 열심히 땄다.한 나무에 있는 걸 따니커다란 시장바구니 하나가 된다.
해는 뉘엇뉘엇, 달님을 부르고 있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왔다.
다음날 일요일!
옆집 할머니로부터 산초기름이 귀하고 기관지 천식에 좋다는 말을 듣고 열매가 다 떨어지기 전에 빨리 가자고 재촉하여서 그곳으로 다시 갔다.가을뱀을 조심해야 한다며 발밑을 잘 보라는 남편의 말도 뒷전이다.그저 위로 옆으로 보며 산초가 어디 있나 살폈다.
신참 시골댁인 내 눈에는 산초가 보이질 않는데 남편 눈에는 잘 보여서 "저기 있다! 와~ 정말 탐스럽게 많다."하고 혼자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쳇. 뭐야. 산초도 사람을 알아보는거야?' 많은 산초도 못보고 혼자 연신 투덜거리면서도 "어디?어디?"만 하고 있었다.가까스로 남편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그곳엔 탐스럽게 열린 산초열매들이 자태를 뽐내며 있었다."우~와~"하는 탄성과함께 남편이 따놓은 열매를 열심히 주워 담으면서 "이거 기름 내서 3째 아주버님 편도가 안좋아서 수술해야한다는데 드려야겟다."하니 한수 더뜨는 남편 왈 "이거 먹고 수술 안하게되면 나 차 사달라고 할까?"한다.이렇게 농담도 주고 받기도 하고 그것보다도 아주버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될거라고 믿으며 열심히 따다보니 취위도 허리 아프고 힘든줄 모르고 시간이 금새 흘러가 버렸다. 가시에 찔리는 아픔도 아주버님 건강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안아프다.한가지 "이렇게 다 따면 내년에 안나는 것 아닌가?"하니 가지를 쳐 주면 더 많은 열매를 맺는다기에 안심을 하고....
"아주버님! 막내동생이 짜 드리는 산초기름 드시고 건강 찾으셔요."
이러한 마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산초를 말리고 있답니다. 한톨이라도 도망 못가게 꼭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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