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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골에서의 삶

어휴! 힘들어라.....

by 시나브로84 2004. 10. 7.

어휴 힘들어라.

산초 따기를 이틀 반나절과 말리기를 삼일째!

가을이라 날이 맑아서인지 너무도 잘 마른다. 해서 이젠 씨앗만 골라야 하는데 엄두가 나질 않는다.

아주버님 드릴 생각에 많이 땄지만 말려 놓고 보니 어마어마하다.

이걸 어떻게 골라야하나....

남편은 집을 짓고 토목 공사하느라 분주하니 물어보기도 미안해서 옆집 할머니께 여쭈니 "대한아범이잘 알던데 뭐" 하신다.

가을이라 하시는 일이 많다보니 말씀하시기도 힘에 겨우신가보다.

하여 이 신참 시골댁!

시어머니께 여쭈려고 전화 했으나 어머니는 전화를 받질 않으시고, 이번엔 친정어머니께 전화드렸으나 역시 전화를 받질 않으시네? 어찌하나? 후~~~

하여 이 신참 시골댁!

한 가지씩 털어 보니 알알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러면 되는건가 해보다가도 어느 천년에 이렇게 해야하는가 생각되어 두두릴 것을 찾다가 집에 있는 작은 절구방망이로 두드리니 알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껍질까지 다 떨어지네?

이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에서 다시 한가지씩 들어서 방망이에 대고 치니 그냥 치는 것보단 좀 나은데 역시 진척은 없다.

어이쿠! 이러다 다 말라비틀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에 열심히 하였건만 허리도 아프고 손도 가시에 찔려서 피도 찔끔 나오고, 세살먹은 아들 녀석 자기도 한다고 덤비는 통에 정신도 없다.

중간 중간에 얄궂은 전화통만 붙들고 엄마와 시어머니만 찾는데.....

7시 경에 오던 남편이 나의 이 고충을 알았던지 6시도 안되어서 왔다.

우와! 신난다.! 구세주가 떴다.....

헌데 남편도 잘 모른단다. 허무....

다만 깨털 듯 하면 되지 않겠냐고... 그건 어떻게?

남편이 두리번 거리더니 여름에 누군가 폭죽을 쏘아 올렸었는지 긴 종이 막대가 여러개 널부러져 있다.

그 중 두 개 주워 오더니 모아 놓는 산초를 두드려 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어? 이건 나도 했던 방법인데? 그럼 이것이 맞았구나....ㅎㅎㅎ

하여 그냥 두드리면 날아가니 말릴 때 쓰던 천으로 말아 덭어서 두드리자 하니 씨앗이 튀겨나가지도 않고 수월하게 털린다.

우리 부부는 서로 웃으며 두 사람 머리가 한데 어울리니 모든 일이 해결 되었다며 ㅎㅎ ㅎ

하여튼 이렇게 1시간 정도 하고 나니 알이 거의 다 떨어져서 이젠 고르기만 하면 될 정도다.

난 해 있는 시간을 꼬박 사용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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