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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골에서의 삶

하얀 눈 위에 털신 발자국!

by 시나브로84 2010. 11. 30.


온세상이 하얗습니다.

날이 궂더니 하이얀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른 아침 막내가 아빠와 함께 황둔까지 걸어서 갔다오네요.

아마도 아빠를 졸라 가게에도 다녀 온 듯 합니다.

힘들어 보이지만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 것을 보면 말이죠.

그맘 때 아빠를 졸라 가게에 들어가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골라 사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제 어린 시절도.....

이런 날에 더욱 빛을 바라는 것은 다름아닌 바로 저희 집 난로 같습니다.

올해 구입한 난로 입니다.

예전에 구입한 난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성능이 좋습니다.

그게 뭐냐구요?

첫째:바람이 쌩쌩 불어도 집안으로 연기 하나도 안들어오고 따끈따근하게 땔 수 있다는 것이죠.

예전엔 안그랬어요.

바람이 불면 피우던 것을 빨리 끄고 연통을 막아야 했죠.

둘째: 처음 불을 피울 때는 연기 때문에 문을 죄다 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신문지 한장이면 끄~~~읕!!

셋째: 굵은 나무도 ok!

예전엔 모조리 작은 나무로 쪼개야 했죠.

큰나무가 들어가기엔 투입구도 작고....

넷째: 아주아주 따뜻 합니다.

은은하게 아주 오래 가네요.

ㅎㅎㅎㅎㅎ

넘 난로 자랑을 했나요?

난로 장사하는 줄 알고 착각 하시겠어요^^

그렇잖아도 요것 구입하면서 우리 마을에 요 난로 대리점 낼까 하며 남편과 우스게 소리도 주고 받았거든요.

여하튼....

이처럼 눈이 그것도 솜덩이가 뭉텅이째로 내리는 듯한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면

요렇게 난로에 불을 피우고 고구마도 구워 먹고 밤도 구워 먹으면서 내리는 눈 바라보는 것!

아주 좋더군요.

전 그저 바라만 보는 것으로 좋아했는데...

막내의 몸이 들썩거리네요.

눈이 자기를 부르는 듯 말예요.

잠시 후....

아이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들립니다.

집안에 아니 온 동네 사람들을 모을작정인가 봅니다.

얼른 나가보니....

보드를 타는 시늉을 내네요.

작년에 누나들 스키 탈 때 자기는 눈썰매만 탄다고 시큰둥하더니만...

게다가 스키보드를 타게 가르쳐 달라고 조르더니만....

드뎌 눈썰매 기구로 보드를 타듯이....


비사이로 막가가 아니라 차사이로 막가이네요.

요리조리 잘도 가네요.

어찌나 즐거워 하는지 보는 저도 즐겁더군요.

잠시 사진 찍으러 나온 엄마에게 자기처럼 타보라는 맨트도 날리고.

아니야 엄만 안타 했더니만 한번 더 권하지도 않고 아주 재밌어요 하며 신나게 타더군요.

고녀석..

이런 즐거운 비명에둘째도 나갑니다.

둘이서 무엇을 하는지 연신 하하 호호 까르르 깔깔깔

웃음이 그치질 않습니다.

오미골 집 굴뚝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아이들의 웃음은 온세상을 뒤덮고

눈오는 날은 이렇게 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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