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겨울철 간식 중 으뜸은 고구마와 감자다.
감자는 길쭉하게 썰어서 기름에 튀겨서혹은 찌거나 난로에 구워서,
고구마도 난로에 구워서 먹으면 맛이 그만이라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마을 지인의 추천으로 마가 추가됐다.
추천해 준 지인에 의하면 마는 크게 장마(길쭉하게 생긴 마)와 단마로 나눌 수 있는데,
단마 중에서도 곰발바닥처럼 생긴 주먹마라고 하는 단마의 약성이 월등하다고 한다.
마는 다른 농작물에 비해 비교적 손이 덜 가(농약을 안쳐도 무방함) 재배하기에 무난하여 이 신참농부 선뜻 나섰건만 문제는 캐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약간의 마사질 흙에 퇴비를 듬뿍 넣어 심으면 알도 크고 캐기도 비교적 용이하다.
하지만 퇴비야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땅이 좋든 나쁘든 내 땅에 심어야 하니 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우리밭!
우리 밭은 심하게 말하면 돌 반 흙 반이다.
게다가 성토를 하면서 미처 추리지 못한 돌이 있어 깊이 파들어 가면 커다란 호박만한
돌들이 종종 나온다.
사정이 이러니 마캐기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작년에는 너무 힘들어 마캐기용 특수장비를 구입했건만 요건 마사흙에선 너무 좋은 농기구고 우리네 밭에선 이것도 무용지물이다.
결국 올해는 이것도 여의치 않아 날이 길쭉한 곡괭이를 동원했다.
하여 남편은 하루에 한 골씩 꼬박 사흘 동안 곡괭이질을 해야만 했다.
무리하면 허리가 탈이나 아예 나머지를 포기해야만 하는 수도 있겠기에...
저요?
전 그저 호미로 흙을 파서 마 줄기가 나오게끔 해주고 마에 붙은 흙을 털어내는 것이
일이었죠.
허나 고것도 힘듭니다~~~.ㅋㅋ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렇게 힘들어도 마캐기가 재밌다는 것이다.
이놈은 줄기의 모양으로 땅속에 있는 마의 크기와 모양이 가늠이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은 흙을 파고 꺼내봐야 하는데, 간 혹 예상치 못한 큰 놈(대개는 곰 발바닥 모양)이
나온다.
이 때는 마치 보물을 찾은 기분이다.
그래서 힘 든 줄도 모르고 한 고랑두 고랑 마를캐게 되는 것 같다.
요거이 제가 한 일이었답니다.
저 삼지창은 그림의 떡!
그 옆의 곡괭이만이 우리 땅에선 그저 딱이었다.
조거이 보이나요?
일렬로 놓여있는 마들!
요것이 잘 생긴 마랍니다.
곰발바닥 모양이라니....
하여튼 올해는 날씨가 좋은 관계로 수확이 좋다.
이 정도면 필요한 분들께 나눠주고도 우리식구 겨울철 영양 간식으로는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우리 집에서는 마를 감자처럼 깨끗이 깍은 후 적당량을 믹서기에 넣고 산야초효소를 첨가하고 약간의 우유를 부어 마가 잘게 부서질 때까지 간 다음 다시 우유를 넣어 농도를 조절한다음 한 번 더 갈아서 마신다.
우유는 고소한 맛을, 효소는 적당한 당분과 향기를 주어 마가 갖는 약간 느끼한 맛을 없애
마시기에 아주 좋다.
참고로 마는 위에 아주 좋은 식품이라고 한다.
올핸 시장에서 구입해 한 번 드셔 보심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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