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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골에서의 삶

벌 조심하셔요!

by 시나브로84 2008. 9. 18.

한여름 너무 더워서 산야초효소 담기를 게을리 하였다.

넘 그런 것 같아 바람도 서늘하여 효소를 담아 보려고 산으로 올랐다.

안면이 있는 분의 목장터가 산에 있는지라 그곳을 지나서오르면 좀 쉽게 산을 오르기 때문에

그 길을 택하였다.

목장터라 농약도 치지 않고, 또 쉬이 산을 오를 수 있으니효소 담을 재료를 만나게 되어서...

목장길을 오르는데 길이 지난 비로 인해 많이 침식이 되고 잘리워져 나가서

듬성듬성 웅덩이를 만들어 놓아 차가 오르기 힘들겠다고 걸어 가잔다.

하여 팔에 긴토시를 하고 긴바지를 입고 뱀을 걱정하여 장화도 신었다.

머리엔 모자를 쓰고 윗옷 깃도 세우고 수건으로 감싸기 까지 하며

마지막으로 모기를 물리치자 싶어서 몸에 모기약도 뿌리고.

혹시 이 향이 다 날아가면 더 뿌릴 생각으로 모기약도 챙기고 낫하나 들고 길을 떠났다.

잠시 얼마를 갔을까!

운동을 안해서 인지 더워서 인지 걷는 것이 힘이 든다.

게다가 주변에 무엇인지 새로운 것이 보이면 디카에도 담아야하고.

이러구로 가면 남편은 한가지 일에 몰두 안한다고 투덜거린다.

어쩌랴....

난 산에와서 새로운 것이 보이면 궁금해서 못견디겠는 걸.

그래서 그걸 사진에 담아서 묻곤하는 것이 나의 취미인 것을...

힘들어서 늦고, 사진 찍느라 늦고, 뚤레뚤레 여기저기 쳐다 보느라 늦고.

일치감치 저기 앞서는 남편 놓칠새라 내 걸음을 재촉해본다.

무엇을 할까? 가을이니 열매도 좀 하고 특히 오미자 좀 하자구 하며 목장터를 지나는데

쑥이 참으로 많이도 자라 있다.

이 쑥으로 목장터가 모두 쑥밭으로 보인다.

발밑이 안보이니 좀 겁이난다.

행여나 뱀이라도 밟을까봐서...

혹시해서 산에 오를 땐 남편이 낫으로 길을 내며앞서고 난 남편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간다.

그날도역시나 그렇게 그 쑥밭을 지나고 있었다.

그날따라 남편을 바싹 뒤에서 따르지 않고 좀 멀찌감치 따랐더니 올라가던 남편이 갑자기

" 앗 따거"하더니

"어? 벌이 장화 속으로 들어왔네? 벌에 쏘였나보다" 한다.

그래서 난 너무 뒤쳐져서 안보인다 싶어 빠른 걸음으로 가며 "어디?" 하는데

남편은 이정도는 괜찮다며 계속 걸음을 재촉하고 난 그제야 천천히 남편이 지난 자리를 찾아

걸음을 옮기려하는데 갑자기 온몸이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 자기야! 뭐가 물어. 앗 따거워. 이거 뭐지? " 하자

남편왈 " 어? 그거 땡삐 아냐? 내가 땡삐집 건드렸나보네? 빨리 벗어나야해!"

하는 소리와 함께

"으악~~~!!!"

소리지르며 힘겹게 발밑을 조심하며 오르던 길을 후다다닥 성큼성큼 뛰어 내려 와서는

가져온 모기향으로 주위를 뿌렸는데 이놈의 땡삐들 벌써 쫓아 내려와서는

날 공격하기 시작한다.

"앗 따가워~! 아야! 아야!"

도저히 안되겠다.

옷속으로 들어가서도 쏘고....

"으이구~~~"

모기약을 몸에 쫘~~악 뿌렸다 살에 묻거나 말거나.

주변도 또 다시 뿌리고.

제법 많이 쏘인 것 같다.

남편 왈 "효소고 뭐고 오늘은 안되겠다. 빨리 병원에 가자" 한다.

이게 뭐야. 이게 웬 날벼락인가...

그나마 모기약을 가져 갔으니 다행이지.

얼마를 쏘였는지 욱신욱신 아프다.

아파서 정신이 없다.

눈물도 찔끔 나올 것 같구.

ㅎㅎㅎㅎㅎㅎㅎ

벌에 여러방 쏘이니 이리도 아픈건가?

아휴~~~

차도 길이 험하다고 저 아래 두고 왔는데

몸은 벌에 쏘여 아프니 그 길도 천리 길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언제나 닿을려나.

몇방 쏘였는지 가면서 세어나 보자.

눈으로 확인하기까진 힘드니까 아픈 곳을 세어보자.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

더되는 것 같은데?

아아아~~ 아프다.

....

...

..

.

다행이 보건소가 머지않은 곳에 있어서 해독제 한대 맞고, 약 먹고 바르는 약 얻고.

또 다행인 것이 내가 알러지가 없어서 큰 탈은 없었답니다.

여하튼 가을 산행 벌 조심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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