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풀이 무~성하구나 아하하! (약간 운율을 넣어 읽으면 참 재미있지요.ㅋㅋ)
하여 아침에 풀 뽑기에 나섰다.
큰풀은 손으로 뽑는다지만 작은 풀들은 호미로 해야한다.
남편은 괭이들고 난 호미들고.
콩밭에 풀을 매는데 도대체 어느게 콩이고 어느게 풀이지???
콩은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콩을 심으니 새들이 와서 떡잎을 톡톡 따 먹어버려서 콩이 자라질 못하더니만 끝내는 죽은 것이 태반이다.
어휴~! 얄미운 비둘기들.....
그래도 살아 있는 콩은 살리고 보자 싶어서 풀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처음 호미질을 해보는 것이라 힘이 들기도 하지만 재미도 솔솔하다.
남편은 약간 넓은 곳은 괭이로 하겠다고 했지만 콩이 다칠까봐 남편에게 내주질못하고 열심히 호미질을 했다.
빈 곳에는 지금 포트에서 자라고 있는 콩을 모종해야지 하는 맘으로 하니 배가 부르고 맘이 뿌듯하다.
게다가 내일 오후엔 비가 온다니까... 흐흐흐...
얼마를 했을까?
팔이 아프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까이 것은 참아야지.
맛있는 콩을 먹으려면...
또두부도 만들어 먹어야 하고, 청국장도 만들고, 메주 또한 쑤어야 하지 않겠어???
해 먹을 것을 생각하니 내 맘은 더 바빠진다.
어? 이번엔 손이 아프다.
왜 아픈걸까? 따갑기도 하고??
요상하네???
오른손에 왼손의 힘을 보태어서 열심히 풀과 전쟁을 한다. 아픔도 참고....
이젠 어느정도 콩밭의 풀을 잡은 것 같다.
잠시 휴식을 취해 볼까?
한숨을 돌리기가 무섭게 주변을 보니 으악~!
무성하게 자란 풀들이 내눈에 화~악 들어온다.
저걸 그냥!
쉼도 잠시 다시 풀을 뽑기 시작했다.
역시 난 풀을 뽑아야 해!
그럼 잡념도 싸~악 없어지고 기분도 좋잖아. 주변이 정리 되는 것 같으니...
사실 맘 한구석이 정리되는 것 같은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날 방해하는 이가 있다. 남편!
고것 그렇게 해 봐야 소용 없단다. 잠시 뒤면 풀이 또 무성할 것이니까.
그러니 그만하고 밥먹으러 가잔다.
밥! 벌써 때가 그렇게 되었나???
그럼 가야지. 오늘만 날이 아니니깐. 호호호호....
장갑을 벗자 으아앙! 내 손!
흙먼지 사이로 물집이 잡힌 것이 보인다.
어쩐지 손이 따갑고 아프더라니. 이럴수가....
남편에게 보이니 누가 그리 열심히 하라더냐고. 그냥 쉬엄쉬엄하지 한다.
정말 얄밉게도 말한다.
에효...
처음 잡은 호미자루에 풀과의 한판 승부!
난 KO 되고 말았다.
하지만 요 손이 나으면 다시 호미 잡을거다!!
낫기 전에는 큰 풀들과 한판승부를내자고
해야지. ㅎㅎㅎㅎ
기다려라 풀들아!! 신참농부가 간다.
신참농부의 첫 수확물!
열무씨를 뿌려 놨더니 무성하게도 자랐다.
얼갈이씨를 늦게 뿌려서 함께 먹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하지만 요걸로 김치를 담가 먹으면 맛나겠지??
올 여름엔 내가 뿌린 씨로 김치를 담궈 먹는다????
정말 대단한 일이야. 이 신참에겐.ㅋㅋㅋㅋ
약을 안쳐서 잎에 구멍이 송송 났지만 야들야들한 것이 맛은 좋을 것이야.
김치 담궈서 밥에 쓰윽쓱 비벼 먹어야지. '꾸울꺽( 침 넘어가는 소리)'
* 신참 농부 한 말씀 드립니다.
야채 살 때 겉이 좋은 것은 좀....
벌레 먹은 듯한 걸로 사세요. 그것이 약을 덜 친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