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쌀쌀하게 붑니다.
더 늦으면 안된다 싶어서 여름에 발효시킨 산야초효소주를 내렸습니다.
한번 데우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겨울이 되니 빼앗기는 열도 많네요.
좀더 일찍 해야 했는데...
가을엔 많은 양을 농사하질 않아도 수확하는 가짓수는 다른 집 못지 않았습니다.
요렇게 산초도 따서 말려 산초기름도 짜고요.
(올핸 많이 나오지도 않네요.많은 비로 인해 턱없이 부족한 일조량 때문인 듯 싶고요.)
고구마 밭에 듬성듬성 심었던 들깨도 베어 말려서 털었더니 한말 조금 안되었지만 들기름도 짜 봤구요.
(맛은 정말 좋더군요.
예전에 시어머니께서 갖 짠 들기름이 얼마나 구수했는지 참기름이라고 친정엄마한테 보여드렸죠.
엄만 요상타 하셨지만 제겐 말을 안했고..
전 나중에야 그것이 들기름이란 것을 알았죠.그처럼 구수하다는 것이죠.^^)
요렇게 나무에 달린 버섯도 채취도 하고요.
(정말 희안했어요.
버섯의 종균들이 어찌 알고 저렇게 집을 지어 놓았는지 정말 이쁘더군요.
따기가 아까울 정도로 말이죠. 저리 피니 따기도 수월했고 깨끗했죠.^^)
몇몇나무에 달린 글쿠버섯을 깨끗하게 가져와서 이번에 요렇게 찢어 말렸습니다.
예전엔 소금물에 담궈보기도 했는데 그것도 그리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엔 빨리 마르라고 찢어서 말려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참 잘 마르더군요.
보관도 쉽고, 먹기도 편하고...
(마른 표고버섯에는 젖은 표고 버섯보다 비타민 D가 많이 함유되었다는데 요 글쿠버섯도 그러할까요?)
이렇게 이런저런 일을 하다보니 가을이 훌쩍 가버린데다가
유난히도 빠른 겨울이 와 버려서 술을 내리는 작업이 더 늦어졌네요.
올핸 술이 절 놀라게 했습니다.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은 횡재를 한것이죠.
어째....
발효주를 만드는데 도수가 높다 했더니만 증류주를 내리는데 생각지 않게 많은 양이 나오더라구요.
게다가 도가지에 넣은 것이 스테인레스에 담은술 보다 더 도수가 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도가지의 힘에 대해서 말이죠.
하지만 술을 내리면서 더 확실히 안 것이 있다면
역시 본술이 제대로 된 도수를 올리지 못하면 증류주 또한 많지 않다는 것이지요.
제아무리 용기가 항아리여도 말입니다.
항아리가 술을 만들지는 못하거든요.
그 술이 잘 숙성이 되게 해서 깊은 맛을 내게 해 주지만요.
이렇게 모든 일이 근본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위에 쌓는 것이 무용지물임을 다시금알게 합니다.
올 봄에 만든 이화주를 이모임 저모임에 가져가서 맛보고보니 항아리가 비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번엔 무엇으로 만들까하다가 생각난 것이 겨우살이 입니다.
약주로서 더할나위가 없을 듯한 생각이 들어서 겨우살이에 손을 댔습니다.
겨우살이를 끓여서 맹물대신 부었습니다.
물이 많은 듯 하지만 끓는 소리가 장난 아닙니다.
우리 둘째 딸 왈 시끄러워서 잠도 못잤다나요?
ㅋㅋㅋㅋ
그렇게 너스레도 떠네요.^^
날이 추운지라 이번엔 살짝 옷도 입혔습니다.
밖의 온도에 넘 민감하지 않게 말이죠.
제가 만든 술이 좀 독한 듯합니다.
술이 술 만드는 사람을 따른 다는데 제가 독한 것인가요?
왜 그리도 도수가 높게 나오는지...
누가 들으면 즐거운 비명이라고도 할 지 모르겠지만요.^^
담엔 찹쌀로만 된 술을 만들어야 할까봅니다.
제가 멥쌀:찹쌀을 2:1로 섞어서 하니 단맛은 적고 도수가 높은 것이 아닌가 싶어요.
여하튼 술이 익어갑니다.탁주는 뽀글뽀글
산야초 증류주는 조용하지만 서로의 조화로움을 엮어가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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