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효소 모임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이 모임에서 국궁을 하시는 분이 계셨죠.
활을 많이 쏴 손에 굳은 살이 생겼다고 하시더군요.
얼마나 열심히 쏘셨으면....
활 얘기가 나오니 문득 지난 일이 떠오르네요.
시어머니댁에 가면 집 뒤에 대나무가 자라지요.
이 대나무가 탐이 나서 몇개 가져 왔습니다.
대나무 속에 영양밥도 해먹고,긴 나무 젓가락도 만들고, 활도 만들 생각으로 말이죠.
활이라 하니 막내가 언제 만들어 줄 거냐고 아빠를 조르네요..
겨울은 남는 거이 시간인데 어찌어찌하다보니 더 바쁘네요.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효소창고 짓고 나서 드뎌 아빠가 시간을 내었습니다.
밖에서 낫이며 도끼며 도구란 도구를 옆에 두고 뚝딱뚝딱하더니 활이 만들어지고
화살도 만들어 집니다.
화살을 날리기 위해 노끈도 준비하여 활에 묶어 봅니다.
이 활과 화살로 남편이하늘을 향해 쏘아보는데....
피~~~유~~~웅!
잘도 날아 갑니다.
아주 그럴 듯 합니다.
옆에서 강아지처럼 좋아라고 팔짝팔짝 뛰는 막내가 넘 귀엽습니다.
"나도나도"하며 한번 쏘아보겠다고 보채는 것도 마냥 예쁩니다.
아이의 손에 활과 화살이 쥐어지고 아빠의 말이 들립니다.
'절대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쏴서는 안된다.
사람이 있으면 쏘면 안되다.' 고 말입니다.
아인 아빠의 말을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잠시후
피~웅! 픽!
ㅋㅋㅋ
아고.....
아쉽게도 첫발은 그냥 고꾸라지고 맙니다.
그래도 재미 있는지 다시 한번! 다시한번!
어어?
재미있어보이네요.
저도 한번 쏘아 보고 싶어 아이의 활을 쏘아봅니다.
거참! 재미 있습니다요. ㅎㅎㅎ
작은 아이가 쏘아 보겠다고 나오네요.
둘이 서로 쏘겠다고 투닥거리기 시작합니다.
하여 아빤 또 활을 만들고,
둘째는 제 화살은 자기가 만들겠다고 활촉도 만들어서 화살에 끼우고.
둘째가 활을 쏩니다.
앗!
피~~~이~~~이~~~웅!
아주 멀리 나가네요.
이를 본 막내는 또 샘이 났고, 화살이 멀리 나가게 하려고 둘째처럼 저도 화살촉을 만든다고 설치고.
아빤 아빠대로 더 좋은 활을 만들겠다고 즉, 자연적인 활을 만들어야한다고
활모양의 나무를 구하더니 이젠 활의 끈도 나무껍질로 해야한다나요?
정신이 없습니다.
헉!
이젠 각자의 활을 선택하고 누가 먼저 쏠 것인지 가위바위보로 정합니다.
막내가 쏘고..
둘째도 아빠도 쏘고...
모두모두 진지하기만 합니다.
하여 생각해 낸 것이 바로'엄마배 활쏘기 대회'입니다.
엄마배 활쏘기 대회에 참석하는 사람은 참가 신청비를 내야하죠.
신청비로 큰아인----- 설겆이
작은아인 ---- 쌀씻기
막내는----- 안마하기 였죠.
그럼 상금도있어야겠죠?
1등 -- 1000원에 상당한 과자나 아이스크림
2등 -- 700원에 상당한 과자나 아이스크림
3등 -- 300원짜리 껌
드뎌 대회가 시작되고 모두 열띤 경기를 펼쳤습니다.
아빠의 시범경기가 펼쳐지고.
막내의 시위가 당겨지고
둘째의 활이 날아가고 있고...
마지막으로 큰아이의 시위가 당겨질 차례입니다.
막내는 누나의 화살이 멀리 가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저 모습!ㅎㅎㅎㅎ
모두 세번 시위를 당겨서 제일 멀리 간 사람이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죠.
두두두두두두........
1등 - 큰아이
2등 - 둘째아이
3등 - 막내
모두모두 신이났습니다.
아이들 손에는 맛난 아이스크림이 쥐어졌고 추위는 어디로 갔는지....
이렇게 오미골의 하루는 또 흘러가고 있습니다.